[베트남 생활] 호치민 2주살기1 - 미용과 힐링의 날, 네일 5시간 받은 후기ㅋㅋ
이틀 전 비행기를 타고 호치민시로 넘어왔다.
첫 몇 일은 공항 근처인 이비스 사이공 에어포트에서 묵다가 랜드마크 81로 숙소를 옮길 예정이다.
지난번에 일이 있어서 호치민에 와서 이비스에 묵었을 때는 아직 골드 등급이라 조식도 없고 방도 원래 예약했던 좁디 좁은 스튜디오 였는데
이번에는 콴타스 항공 패스트 트랙 + 우리카드 아코르 프리미엄 + 실 숙박 10박 으로 플래티넘 등급을 달성했다.
메리어트 플랫을 달성 후 두번째 호텔 체인의 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등급 달성!
방을 거실이 있는 방으로 업그레이드 해주었는데, 가구들이 아주 귀엽다.. 빨간 의자는 아기 의자 같이 작고 플라스틱이다 ㅎㅎ
이 호텔은 레지던스로도 사용되는 지 작은 주방이 있고 인덕션과 주방 도구들도 이용가능했다.
여기서 오래 묵을 건 아니니 그냥 거실이 있고 방이 좀 넓어서 쾌적해졌다는 사실에 만족.
첫날 저녁은 맛있는 한식이 고파..
첫 날은 저녁에 도착해서 공항 근처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공항 근처에 꽤 평이 좋은 한식당들이 있어서 점심이나 저녁즈음 떨어지는 비행기는 근처에서 한식을 먹고 시내로 들어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간 곳은 한솔식당, 지난 번 호치민 왔을 때에 이어 두번째 방문인데 그때 사람이 많아서 이것저것 다 시켜먹어봤는데 반찬도 잘 나오고 음식도 다 너무 맛있어서 만족했던 기억이 있다. 식당 벽에는 박항서감독의 사진과 사인이 여러 장 걸려있는걸로 보아 박항서 감독님이 베트남에서 활동할 때 단골집인가보다. 그럴만하다, 맛있다!
오삼불고기를 시켰는데 반찬도 다양하게 나오고 메인 메뉴 양도 푸짐하고..
하노이에 있을 때 집에서 밥을 자주해먹어서 한식은 거의 매일 먹고 있지만 혼자서 이렇게 반찬을 여러개 할 수는 없으니, 이렇게 정식으로 먹은건 오랜만이다.
배 땅땅 두들기며 숙소로 돌아가서 꿀잠. 첫 날 저녁부터 만족스러운 호치민.
둘쨋날, 미용 풀 코스로 힐링의 날 즐기기
이튿날은 힐링의 날로 정했다. 베트남에 오면 마사지도 매일 받고 네일도 매번 바꿀 거라고 생각했는데
젤 네일은 몇번 연속으로 받았다가 손톱이 너무 얇아져서 고생했다. 괜찮은 네일 샵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서 실패도 하다보니 손톱 표면도 너무 갈아대서 손톱이 흐물흐물해졌었다. 윽
그래서 그 이후로 안받다보니 거의 4~5개월은 맨손이었던 것 같다.
호치민에 온 기념으로, 그리고 뭔가 근거는 없지만 호치민이 미용에 있어서도 기술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풀코스로 케어를 받아보기로
베트남어로 속눈썹 펌은 우온미(uốn mi)이다. 우온이 컬링을 뜻하고 미가 속눈썹. 구글에 uốn mi라고 검색하니 근처에 몇군데가 나온다.
그 중에 리뷰도 좋고 시설도 깨끗해 보이는 곳으로 골라서 페이스북 페이지가 있길래 메시지를 보내서 예약을 미리 해뒀다.
메시지를 보낼 때 베트남어를 사용했더니 내가 베트남 사람인 줄 알았다보다 (아니, 페이스북 아이디에 너무 한국 이름인데...어째서..) 내가 들어가니 베트남어로 다다다 얘기하다가
못알아 들으니까 당황한다 ㅎㅎ
하노이라면 전체는 못 알아들어도 단어 몇 개 정도는 알아 듣고 추측해서 대화할 수 있을 텐데, 남부 발음은 정말 다르다.
아예 다르게 발음하는 알파벳 기호도 있고(r/d/gi..) 단어도 살짝 다르게 쓰고 억양도 다르다.. 남과 북의 거리 차이만큼 같은 언어를 쓰는데도 서울과 부산 사투리 이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다행히도 표준 발음을 하는 내 말은 알아듣는 것 같다. 그렇게 일방향 소통이 시작됐는데.. 나는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속눈썹 말아주는 언니가 하는 말은 못알아듣고의 반복..
내 의사만 전달하면 됐지..(???)
펌하는 곳은 침대가 두개 있는 작은 가게였지만 내부는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너무 귀여운 강아지도 있었는데 나 포함 낯선 사람이 올때마다 짖어 경계하더니 조금 다가가서 만져주니까 다시 조용해진다. 쉬운 강아지다 ㅋㅋ
간밤에 너무 푹 잘자서 그런지, 눈을 감고 속눈썹 펌을 하는데 잠은 오지 않고 가만히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진다. 이렇게 조용히 누워서 오롯이 내 생각에 집중했던 게 얼마만인가. 유투브 쇼츠와 모바일 게임에 중독되어 있는 내자신을 살짝 반성해본다. 여기 언니가 잘한다. 속눈썹을 진짜 꼼꼼하게 만져주는 손길이 느껴지는데, 두 번을 뭔가 바르고 떼고 기다리고 거의 1시간반 동안 시술을 했다. 구글 후기에 2달 가까이 유지됐다고 하는데, 한국에서 했을땐 항상 1달~1달반이면 다 풀어졌었는데.. 나도 2달 유지되기를 기대를 해본다.. (하지만 내 속눈썹이 직모에 살짝 굵은 탓일수도 있다 ㅋㅋ)
펌을 마치고 짱짱하게 잘 올라간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이 곳의 위생상태도 만족스럽고... 아니 하노이는 깔끔한 곳에 가도 항상 뭔가 더러운게 눈에 띄어서 실망했는데, 호치민 깔끔하네? 아직 첫번째 장소이긴 하지만 첫 인상이 좋다! 가격은 25만동, 한국돈으로는 만오천원 안되는 가격이라 부담이 없다. 하노이에서 속눈썹 펌을 받았을때도 비슷한 가격이었던 것 같다.
혹 호치민에서 공항 근처에서 속눈썹 펌을 받고 싶다면 이 곳 추천! 다만 영어도 못하는 것 같다.. 보통 호치민 다들 영어 하던데 너무 현지 가게를 찾아갔나..^^; 그래도 가격표에 uốn mi라고 적힌거 해달라고 하면 되니까! 요새 번역기도 너무 잘 되어있으니까! 오프라인이어도 번역 기능 쓸 수 있는 갤럭시 스마트폰도 있으니까! ㅋㅋ
- 속눈썹펌 주소 공유: https://maps.app.goo.gl/s9UTgb4Zuxsryr2x7
기분좋게 가게를 나서며 미리 찾아놓은 네일샵을 가려고 검색해보니 차로 가기엔 길이 애매하고, 걸어서 10분 정도밖에 안걸리는 곳에 있다.
운동할 겸 걸어가지 뭐!
하노이도 그렇고 호치민도 그렇고 정말 오토바이 인구가 어마어마 하다. 네일샵을 가기위해 걸어보니 차로 가기 힘든 골목들이 많아서 오토바이를 타거나 걸어가는게 맞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처음엔 오토바이에 치일까봐 무서웠지만 이젠 꽤 익숙해져서 오토바이가 많은 거리에도 잘 다닌다. 작은 골목엔 인도랄게 없기에.. 오토바이랑 같이 길을 써야 한다.
그래도 한국과 달리 쌩쌩 빠르게 달리는 차나 오토바이는 없다. 아마 오토바이가 여기저기서 두서없이 튀어나오기 때문에 속력을 낼 수 없는 것 같긴하다.
열심히 걸어서 찾아 놓은 네일샵에 도착했는데.. 폐업을 했다. 구글맵에는 분명히 리뷰도 좋고 영업중이라고 떠있었는데.. 구글 일 안하니..?
여튼 그래서 급하게 근처에 네일샵을 검색해본다. 다행히 1~2분 거리에 괜찮은 네일샵이 있어 그곳으로 걸어서 이동.
사실대로 말하자면.. 어제 너무 푹자서.. 10시에 속눈썹 펌을 예약해 놨는데 9시에 일어나 버려서.. 머리를 못감았다 ㅋㅋ
네일샵이 아주 작은 곳은 아니어서 고이더우(gội đầu) 서비스가 있길래 고이더우 + 젤네일 + 패디는 매니큐어로 받겠다고 했다.
고이더우는 머리를 감겨주는 서비스인데 베트남 대부분의 헤어샵과 마사지샵, 네일샵등에서 쉽게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가격도 기본적인 머리감기는 5만동에서 어깨 마사지와 얼굴 팩까지 포함하면 30만동 정도까지도 가격이 다양하게 고를 수 있다.
근데 10~15만동 정도면 1시간 정도 머리 감기와 마사지까지 다 받을 수 있는 완전 가성비 마사지 서비스.. 베트남 온다면 한번쯤은 받아보는걸 완전 추천한다.
여튼 여기 네일샵도 몇 개 선택권이 있었는데, 머리 감겨주고 얼굴팩해주고 어깨 마사지 해주는 콤보 1시간에 12만동짜리를 골랐다. (완전 기본 머리감겨주는건 7만동..정말 저렴..)
그냥 근처로 막 들어간건데도 네일샵 내부가 정말 깔끔했고, 머리 감겨주는 마사지사와 네일 관리사도 다 따로 있어서 좀 믿음이 갔다.
베트남에서 기본적으로 머리 감길때 손톱을 사용하는데, 예전에 처음 받을때는 아파서 손톱말고 손끝으로 해달라고 요청을 따로 했었는데 이제는 손톱으로 받는게 시원하다... 베트남 사람 다 됐다....ㅋㅋ
여기서도 나의 일방적인 소통... 속눈썹을 말고 온지 얼마 안됐는데 속눈썹샵에서 1시간 후에 씻을 수 있다고 했어서 속눈썹에 물이 묻지 않게 머리먼저 감겨달라고 베트남어로 요청했다.
그랬더니 또 우다다다 베트남어로 나에게 얘기 하는데.. 역시나 알아들을수가 없는 억양.. 저 베트남 사람 아니에요.. 나 한국사람이니까 천천히 말해주세요.. 라고 말하고 나서야 머리 마사지사 아주머니가 말을 멈췄다 ㅎㅎ 여튼 아주머니 솜씨가 괜찮았다. 머리도 시원하고 어깨 너무 시원했다는.. 이 네일샵 들어서자마자 사실 느낄 수 있었던게 어린 직원이 없는게 전문적인 느낌 팍팍! 왜냐, 어린 직원은 약간 견습생 같은 느낌의 친구들이 많아서 보통 보조를 하는데 이 베트남 놈들이 내가 외국인이라 그런가 자꾸 견습생을 붙여줘서 실패를 한 적이 몇번 있었기에.. 어린 직원 싫다..
5시간 걸린 네일 받은 썰 푼다
머리를 감고 나서 이어진 네일케어... 머리감기 시간까지 포함 5시간이 걸린 그 네일 케어가 시작되었다..ㅋㅋㅋㅋㅋ
나의 무리한(?) 요구와 정말 세상 완벽주의자인 네일 관리사 언니의 콜라보가 이뤄낸 5시간..하...
한국에서 가장 최근에 받았던 네일중에 정말 만족했던게 오버레이라고 손톱에 네일을 두껍게 올려서 봉긋하게 네일 모양을 만들어주는 게 있었는데 지금까지 하노이 네일샵에서 그거 할 수 있냐고 물어봤을 때 한군데도 할 수 있다고 한 곳이 없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항상 하기전에 물어는 보는데.. 여기서도 물어봤더니 왠걸? 관리사 언니가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어머어머 역시 호치민이야 하며 즐거워하며 손을 맡겼는데...
'할 수 있다고 했지 잘한다곤 안했다.. 할 수 있다고 했지 해봤다곤 안했다...' 이런 느낌이었던 것...ㅋㅋㅋㅋ
관리사 언니가 정말 신중하게 젤네일이 아닌 젤 통?? 같은걸 들고오더니 붓으로 그걸 떠서 한 손가락 한 손가락 정말 꼼꼼히 몇십번을 터치해가며 모양을 만들기 시작했다... 손 케어할 때도 정말 꼼꼼하게 큐티클을 제거해줘서 세심하다고 생각하고 있긴 했지만 언니가 이렇게 완벽주의자 일 줄이야... 거의 한 손에 5분은 걸린 것 같... 그리고 많이 해보지 않았는지,, 이게 젤을 올리고 다른 손가락을 하는 동안 손가락이 기울어져서 젤이 모양이 어그러졌는데 그걸 다시 수정하고, 구운후에도 살짝 모양이 삐뚤었는데 그걸 다시 갈고, 그 위에 젤 네일을 칠하고..
설상가상으로 내가 해달라고 보여준 네일 사진이.. 나는 사실 그냥 누드네일인줄 알았는데 살짝 마블 느낌의 모양이 들어가 있었던 거다.. 나 몰랐어 진짜야 ㅜㅜ
세심한 이 언니 그것도 캐치해서 여러 색상 섞어서 마블 모양을 만드는 것 까지 해줌... 그렇게 손만 거의 4시간을.. 언니가 자꾸 중간 중간 한숨을 쉬어서 웃음이 나왔다 ㅋㅋㅋㅋ 근데 대충 할 법도 한데 진짜 꼼꼼하게 다시 해주는게 너무 감동이었..ㅠ.ㅠ 그래서 나도 너무 지루한데 말도 못하고 계속 기다렸다 ㅋㅋㅋㅋㅋ
드디어 완성한 네일! 사진으론 잘 담기지 않는데 모양도 봉긋하고 펄도 붓으로 꼼꼼하게 예쁘게 칠해줬고, 잘 안보이지만 세심한 마블도 들어가 있음!! 내가 원했던 깔끔하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느낌이라 너무 만족했다!
발도 매니큐어 색상이 별로 없었는지 올리브색을 칠해달라했는데 좀 밝은 색을 가져오긴 했지만, 칠하고보니 내 발하고 잘 어울린다.. 언니... 존경해요...
끝나고 엄치척! 해줬더니 언니가 웃으면서 너무 오래 걸렸지? 한다.. 고생하셨어요 언니..
이렇게 다해서 얼마가 나왔냐구? 73만동!!(4만원 안됨!!) 머리 마사지 12만동 + 패디 매니큐어 8만동 + 손 젤 53만동..
진짜 너무 저렴하다.. 미친 가성비다.. 언니 이렇게 노동시켰는데 많이 못드려서 죄송해요.. (하지만 팁 그런거 없다.. 베트남은 팁 문화 없다구요! 자꾸 관광객이 가서 물 흐린다!)
그래서 후기나마 열심히 써보고.. 여러분 여기 가서 꼭 네일 받으세요.. 언니 좀 세보이긴 하지만(?) 넘 친절하고 하라는데로 다 해주고 세심하고 손재주도 좋다.
아 여기도 영어는 안통하는 것 같지만.. 원래 베트남 네일샵 가면 다 사진보여주고 해달라고 하는거 아닌가요? 진짜 별걸 다 해달라고 해도 얼마 안나온다.. 한국이었으면 한 15만원 나왔을 듯..
- 네일샵 주소 공유: https://maps.app.goo.gl/UwMNEJ1Vuas7Hcak6
좀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쓰긴 했지만, 호치민을 즐길 준비를 하기에 투자 가능한 시간이었음...이라고 생각해본다! ㅋㅋ
호텔로 돌아오니 벌써 저녁시간이다 ㅋㅋㅋ 아침 10시에 나갔는데.. 풀로 꾸미는데 저녁까지 있었네요..
그리고 저녁은 라이브바를 갔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다음 글로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하노이에서 몸이 아파서 며칠 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집에만 있어서 좀 우울했는데, 아니 우울이라기보단 짜증났다고 해야하나
호치민 와서 기분이 좋아졌다.. 호치민 2주 열심히 즐기고 돌아가야지 다짐해본다....!
블로그에도 근황을 계속 전하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ㅎㅎ
그럼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