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치민 여행에서 호치민 동식물원을 갔었는데 그 부실한 관리와 동물들의 처참한 상태 때문에 매우 마음이 아파 더 이상 동물원을 가고 싶지 않았는데, 꾸이년 여행을 와서 숙소에 바로 붙어있는 사파리가 있어 어찌저찌 가보게 되었다.
FLC Luxury 호텔 로비에 사파리를 가고 싶다고 하면 하루 5번의 전기차 셔틀을 운영하는데 미리 얘기를 해두고 그 시간에 맞춰 로비로 가면 된다. 오전에 3번의 셔틀시간이 있었고 오후는 2시반, 3시반이 있었는데 끼꼬 해변을 먼저 갔다가 사파리를 가보려고 가장 늦은 시간인 3시 반으로 예약을 했다.
셔틀을 타고 사파리에 도착해서 입구에서 표를 사면 되는데, 원래 입장료는 10만동인데 호텔 투숙객은 할인을 해줘서 7만동을 지불했다. 여기도 다른 베트남 표들 처럼 키다 1m 이하인 아이는 무료이다. 베트남에서는 아이의 키로 무료 여부를 정하는게 재미있는 점이다. 전기차도 7만동을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는데 동물원 크기가 별로 커보이지 않아서 전기차는 이용하지 않고 걷기로 했다. 전기차와 물, 동물 먹이, 점심 식사 등을 포함한 콤보 메뉴가 몇 개 있었는데 나는 그냥 입장권만 구매했다.
비수기라 정말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한산하고 좋았는데, 안에서 일하는 직원이 정말 많았다. 동물 우리를 관리하는 직원들, 사육사, 정원 관리하는 사람들 등 이게 수지타산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하지만 아마 성수기에는 꽤 많은 관광객이 이 곳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긴 하니 그 때를 위해 관리자가 많은 걸까..? 한국에서도 꾸이년 골프 여행으로 관광오는 상품들이 꽤 많이 생긴걸로 알고 있다. 여튼 호치민 동식물원과 다르게 관리하는 직원이 많은 덕분에 동물들이 꽤 깔끔하고 좋은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이랄까.
동물원은 원형으로 한바퀴를 돌아 관람할 수 있게끔 설계되어 원웨이로 가면서 보면 되서 아주 편리했는데, 나도 1번부터 쭉 돌아서 관람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마주한 동물은 왈라비였는데 뜬금없이 왈라비가 있었지만 매우 귀여웠다 ㅋㅋ 왈라비 우리 바로 옆에는 염소 우리가 있었는데, 염소 우리 바로 옆에 있는 나무가 나뭇잎을 아래로 드리우고 있었는데 그걸 먹으려고 낑낑대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했다.
조금 더 가다보니 맹수 우리가 나타났는데, 호랑이 우리는 정말 넓고 4마리의 호랑이가 쉬고 있었다. 자꾸 호치민 동식물원과 비교하게 되는데 ㅋㅋ 거기에 있던 지쳐보이던 호랑이와는 다르게 털도 윤기가 있고 활기가 있어 보였다. 그리고 바람이 많이 불고 흐리다보니 날씨가 시원해서 동물들도 컨디션이 훨씬 좋은 것 같았다. 호랑이와 암사자가 있는 우리를 지나 악어우리도 있었는데, 껀터, 호치민에 있었던 우리보다 개체수가 많지 않은데 비해 우리가 넓어서 악어들이 활기찼다. 물안에서 꼬리를 흔들며 유유히 앞으로 나가는 활기있는 모습을 그렇게 많은 베트남 동물원을 돌아보면서 처음 본 것 같았다. 귀여운 새끼 악어도 물속에서 헤엄을 치고 있어서 처음으로 안타깝지 않은 마음으로 악어 우리를 구경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코끼리 우리였는데, 코끼리에서 먹이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어 사육사가 코끼리 앞에서 지키고 있었고 코끼리는 상당히 가까운 곳에 있었다. 나는 먹이를 사지 않았지만 코끼리 근처로 가니 코끼리가 코를 뻗어서 만질 수 있는 거리까지 다가왔다. 나는 굳이.. 보기만 했는데 일행 중 한 명이 코끼리 코를 만져보았다. 사육사에게 몇 살이냐고 물어보니 44살이란다.. 수명은 7~80살이라고 하니 뭔가 사람과 비슷한 느낌이라 또 마음이 살짝 안타까워짐. 한 평생을 저기에 갇혀 있어야 한다니..
거의 농장이라고 할 법한 개체수를 가지고 있는 넓은 사슴 우리와 타조 우리를 지나 마지막으로 새 정원을 구경하러 들어갔다. 새 정원은 새들이 날아가지 못하도록 그물망을 쳐 놓은 공간으로 되어 있었는데, 안쪽의 조경이 아름답게 잘 꾸며져 있었고 새들도 깃털이 윤기가 나고 활기가 있어 마찬가지로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 같았다. 특히 이 공간에 공작새가 많았는데 목 깃털 오묘한 파란 빛깔이 너무 예뻐 자꾸 내 시선을 끌었다. 날개를 편 공작을 보진 못했지만 접혀있는 날개로도 아름다운 무늬의 날개 깃털을 감상할 수 있었다. 호치민 동식물원에서 본 좀비새도 있었는데, 호치민의 좀비새는 정말 좀비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털이 지저분하고 더러운 느낌이었다면 여기에 있는 좀비새는 부리와 머리 쪽만 좀비와 닮은 특징을 알 수 있었고 깨끗하고 정돈된 모습이라 오히려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더더욱 불쌍해지는 호치민 동식물원의 동물들..ㅠ
마지막 새 정원까지 완벽했던 동물원 관람은 여기서 종료.
성인이 가도 즐겁게 관람할 포인트가 있었던 것 같고, 아이들과 간다면 꼭 들러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동물원이 크긴 하지만 그래도 걸을만한 거리라서 노약자가 없다면 굳이 전기차는 타지 않아도 될 것 같긴했다.
그럼 다음 글은 꾸이년에서 만족했던 식당과 까페를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그럼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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