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전쟁 박물관을 다녀온 친구가 오후에 가면 그..음.. 사람들의 땀 냄새가 너무 심하다고해서 오전으로 일정을 잡았다.
오전에 전쟁 박물관을 보고 택시를 타고 역사 박물관으로 이동했고, 역사 박물관 바로 옆에 동식물원이 위치하고 있었다.
전쟁 박물관 방문기
실제로 전쟁 박물관에 가보니 박물관 안에 각각 방마다 주제를 가지고 전시를 해 놓았는데
그 방들이 에어컨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환기도 잘 안되서... 오전에 사람이 그나마 많지 않고 덥지 않아서 괜찮았지
오후면 조금 견디기 힘들었을 것 같다... 참고하고 가시길.
오전에도 사람은 상당히 많았다. 박물관이 엄청 큰 규모는 아닌데 외국인도 많고 베트남 사람들도 많이 찾는 것 같다.
4만동(약 2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박물관에 입장하면 건물로 들어가기 전 앞마당에 실제로 베트남 전쟁 때 사용되었던 전투기와 탱크가 전시되어 있다. 남편이 즐겨하는 온라인 탱크 게임에 자신의 최애 탱크가 거기 전시되어 있다고 꼭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해서 ㅎㅎ 뭐가 뭔지도 모르지만 M48을 찾아 사진을 찍어보았다.
앞 바퀴를 감싸고 있는 철제가 다 들려서 망가져있는게 보이는데,, 실제로 사용했던 탱크임을 알 수 있다.
전쟁 박물관 내부는 미국-베트남 전쟁에 대한 전시가 되어있는데, 실제 사용된 무기부터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끔찍한 사진들까지.. 적나라하게 전시되어 있다. 사진을 보면서 이 전쟁의 끔찍함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베트남 전쟁에 미국편에서 파병한 우리나라의 군사수가 베트남 - 미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아 부끄러움을 느꼈다..ㅎ
개인적으로 가장 끔찍하고 안타까웠던 관은 에이전트 오렌지 이펙트(Agent Orange Effect)라는 이름을 가진 방이었는데, 바로 우리가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잘 알고 있는 고엽제에 대한 관이다. 북베트남의 전략이었던 정글에서의 게릴라전을 피하기 위해 베트남 정글의 무성한 숲을 없애버리기 위해 살포했던 주황빛을 띈 제초제, 그래서 이름도 에이전트 오렌지이다. 그러나 독성이 매우 강하여 이 제초제에 오염된 사람들이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았고 이 뿐만이 아니라 사람의 DNA를 변화시켜 그 자손들까지도 기형아로 태어나게 만드는 무서운 무기.. 이 관에는 실제로 이 제초제의 영향을 받아 기형아로 태어난 사람들의 사진들이 있었는데, 정말 다양한 기형의 사람들의 사진은 무섭고도 슬펐다.
다시 한번 전쟁의 참혹함과 이 전쟁을 일으킨 미국에 대한 분노를 느끼며 전쟁 박물관 관람 종료
사이공 동식물원 관람기
전쟁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역사 박물관을 보러가려고 이동했는데, 12시부터 1시까지 문을 닫는다고 막는다.. 박물관도 점심시간..이 있네요..? 그래서 하는수없이(?) 바로 옆에 있는 동식물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사실 동물 보는 걸 좋아하긴 하는데 요새는 동물원에 갇혀있는 동물들이 좀 불쌍한 생각이 들어 안가려고 했었는데...1시간 동안 할게 없어서..
게다가 사이공 동식물원의 관리 상태가 정말 처참해서 동물 들이 더욱더 불쌍했다. 사이공 동식물원은 1864년 개장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원 중 하나로 160년이나 된 동물원이다. 부지도 엄청 넓고, 오래되고, 입장료도 저렴한 것(6만동, 약 3천원)까지는 좋았는데 입장료가 저렴해서 그런것인지 관리가 정말 안되어 있었다. 철창은 곳곳이 녹슬어 있고, 유리가 설치된 방 형태로 만들어진 동물을 전시하는 장소는 그 안의 개체수에 비해 너무 좁았다. 심지어 실제 동물과 우리에 붙어있는 표지판의 동물이 다른 경우도 꽤 많았다. 동물들은 늙고 병들어 보였고 관리하는 직원은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원숭이관은 황당하게도 몇마리가 탈출(?)해서 건물 외부의 지붕에 올라가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 이것은 컨셉인가 관리부실의 폐해인가 ㅠㅠ 빈그룹이나 썬월드에서 운영하는 놀이공원 안의 동물원과는 완전히 다른 너무 처참한 모습 ㅜ.. 일시적으로 관리가 안되고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이공 동식물원은 정말 비추이다.. 군데 군데 놀이기구 같은것들도 있었는데 타는 사람이 없어 거의 운영이 되지 않고 있었고, 망해가는 느낌의 장소... 너무 실망이었다.
역사 박물관 관람기
실망한 나는 생각보다 빠르게 동식물원의 관람을 마쳤는데도 꽤 넓은 동물원이라 1시간 정도 소요되어 역사 박물관으로 이동하니 다시 입장객을 받고 있었다.
입장료는 3만동(천오백원 정도)으로 저렴했다. 역사 박물관은 1929년에 개관한 베트남 최초의 박물관이라고 한다. 이 박물관에는 원시 시대부터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였던 응우옌 왕조까지의 시대별로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어 생각했던 것 보다 박물관을 알차게 구경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박물관 건물이 프랑스 건축가 오거스트 데라벨이 설계한 인도차이나 스타일로 특색이 있는 곳인데 지금은 보수공사를 하고 있어서 건물 외관은 제대로 볼 수 없었다.
호치민에서 가볼만한 박물관과 명소들은 시내에 다 몰려있어서 1~2일이면 다 가볼 수 있어 좋다. 다른 날에는 통일궁과 미술관, 우체국 등 시내의 다른 명소들도 둘러보았는데 그 후기를 가지고 다시 돌아오겠다.
그럼 오늘은 이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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