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에 오래 있다보니 관광지는 잘 안가게 되는데,
특히 호안끼엠쪽은 사람도 많거니와 골목도 좁고 차로 진입하기 어려운 곳이 많아 많이 걸어야해서 하노이에 온지 초기에만 몇 번 가고 최근에는 한 번도 간적이 없었다.
스윙 페스티벌에서 만나 그 행사가 끝난지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아직까지도 하노이를 여행하고 있는 외국인 친구들이 동쑤언 시장 근처 나이트 마켓을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할 것도 없는 토요일밤 오랜만에 나이트 마켓을 가보기로 했다. 이제 날씨가 아주 시원해져서 저녁에 걷기 딱 좋은 날씨가 되었다.
여름에 나이트 마켓을 갔을 때는 사람도 많고 덥고 습해서 살짝 짜증지수가 올라갔었는데 이렇게 쾌적할 수가.. 그리고 이건 나의 느낌인건지 실제로 그런건지 나이트 마켓이 좀 더 길어지고 상점도 많아진 것 같다...?
하노이의 나이트마켓은 주말(금~일)만 열리는데, 나이트 마켓이 열리는 동쑤언 시장부터 쭉 내려가는 길 전체가 모두 자동차는 통제되고 길가 중간에 임시 상점들이 들어선다.
이 길 이름은 포동쑤언(포가 길이라는 뜻이고 이 길에 시작에 있는 건물로 된 도매 시장인 동쑤언과 이름이 같다)이고 이 근처가 주말에는 나이트 마켓이 열리고 주중에도 길가에 상점들이 많은 곳이다.
나이트 마켓은 주말 한정 길 중간 중간에 건널목쪽에만 차가 다닐 수 있고 오토바이까지 막아놨지만.. 종종 그 많은 인파를 뚫고 마켓쪽으로 오토바이가 들어오기도 한다.
상점에서 파는 물건은 정말 다양한데, 옷도 있고 전통 기념품들도 있고 악세서리에 짝퉁들.. 별게별게 다 있다. 외국인들도 정말 많았지만 현지인들도 구경하러 많이 오는 것 같았다.
가격은 내가 생각했을 때 싼 물건도 있지만 아무래도 관광지이다 보니 베트남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면 더 쌀 것 같은 물건도 많은 것 같다... 그래도 뭐 관광객들이 야시장 구경하고 흥정하고 사는 맛으로 오는게 아닐까..
나의 외국인 친구는 손부채를 샀는데, (내가 보기엔) 특별할 것 없는 살짝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꽃 그림이 그려진 손부채였는데.. 그 촤라락 펴지는 부채, 자기 걸 샀는데 친구가 너무 부러워해서 친구것도 하나 사려고 한다고 했다. 지나가다 기념품 가게가 보여서 하나 추가로 샀는데 5만동(약 3천원) 정도였다. 뭐 흥정하면 더 싸게 살 수 있었겠지만 괜찮은 가격이라며 그냥 사더라는 ㅎ 이해 가능한게 나도 요새 얼마 안하는건데 흥정하기가 귀찮다..
나이트 마켓을 한바퀴 구경하고 친구 중 하나가 오는 길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파는 곳을 봤는데 예뻤다고해서 거기를 가보기로 했다.
가보니 항마거리(P. Hàng Mã 포항마)였는데, 이 곳은 예전에는 제사에 쓰이는 종이(베트남 사람들은 종이로 만든 가짜 돈, 가방, 핸드폰.. 이런 걸 제사때 태우고 그게 죽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를 파는 곳이 었는데 점차 각종 장식품을 파는 가게들이 몰려있는 거리가 되었다.
- 크리스마스 장식품 가게 거리: https://maps.app.goo.gl/4385MDYia9nAx9Xw6
사실 베트남은 크리스마스가 휴일이 아니다. 카톨릭이나 기독교 신자의 수도 많지 않아서 더더욱 그런 문화가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요새는 SNS나 인터넷의 영향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예쁘게 꾸며놓는 까페나 식당들이 생기는 것 같긴하다. 그래도 남부쪽은 역사적으로 남북 베트남 통일 전 가톨릭교의 대통령이 정권을 잡았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장식도 하고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문화가 있는 것 같은데 북부쪽은 계속 (종교를 달가워하지 않는) 공산당 체제이었다보니 좀 덜한 것 같다. 그래서 12월이 가까워졌는데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별로 안나서 슬퍼하고 있었는데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니! 즐겁게 따라가보았다.
크리스마스 마켓이라고 하기에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몇 개의 상점들이 온통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팔고 있었다. 이 가게들은 원래 장식품을 파는 가게들이라 할로윈 기간에 이 길을 지나갔을 때는 할로윈 장식들을 팔고 있었다. 장식품 가게들 답게 가게 건물들도 온통 해당 이벤트의 장식들로 꾸며놔서 그냥 차타고 지나가면서 봐도 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바로 여기에서 시즌을 맞아 크리스마스 장식들로 상품을 모두 바꿨던 것이다.
생각보다 고퀄의 장식들도 많았고, 꽤 큰 규모의 가게들이 온통 크리스마스 트리와 리본과 각종 오너먼트를 전시해 두고 있으니 꽤 아름다웠다. 사진찍기를 사랑하는 베트남 사람들 답게 여기서도 여기저기 예쁘게 차려입은 젊은이들이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품 가게를 배경삼아 연신 사진을 찍어대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마트에서 팔고 있는 걸 봤던 눈내리는 장식품. 한국에서 파는 건 좀 싸구려 중국제 느낌이 있었는데 여기있는 게 오히려 퀄리티가 좋다. 가격은 안물어봤지만 꽤 나갈 것 같음. 그래도 한국이라면 집을 꾸미기 위해 사볼까 했겠지만 여기서는 혼자 꾸며서 뭐하냐..하는 생각에 패쓰. 그래도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귀여운 작은 리스를 하나 구매했다. 이정도면 크리스마스를 위해 분위기 살짝 내기 괜찮을 것 같아서 ㅎㅎ
다만 이 장식품가게 하도 사진만 찍고 가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아줌마가 아주 불친절했는데 (아니 구매하는 사람인데 그럼 더 친절해야 하는거 아냐?) 앉아서 계속 핸드폰만 보고있다가 가격물어보니까 10만동이라고, 넘 비싼데 조금만 깎아줘 했더니 노! 하고 다시 관심없는 듯 폰을 본다 ㅋㅋㅋ 나이 많아 보여서 주인인 줄 알았는데 알바인가봄. 좋은 기분 망치고 싶지 않고 공짜로 구경도 많이 했으니 구매하겠다고 하고 계좌를 받아 보내줬는데 확인도 하지 않고 잘로로 누군가와 수다만 떨고 있다..하... 여튼 그래도 예쁜 리스를 샀으니 내가 참자....^^...
방울로 이루어진 작은 리스, 색깔이 여러가지 있었는데 나는 분홍색을 구매했다. 분홍이긴 하지만 메탈이라 은은한 느낌.
집에 와서 현관문에다 걸어두니 그래도 만족스럽다, 아주 조그마한 부분이긴 하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 내보기!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파는 가게들이 몰려있는 곳에 큰 나무가 있는데 거기도 조명으로 예쁘게 장식을 해 놓았고 밤 늦게까지 문을 여니까(내가 갔을 땐 11시가 넘었었는데 메인 가게들은 아직 문을 열고 있었다.)
만약 하노이에 관광을 와서 나이트 마켓을 들르는 일정이 있다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러 가봐도 좋을 것 같다.
그럼 오늘의 하노이 일상 공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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