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에 머물면서 지난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던 것 처럼 예전 취미였던 스윙댄스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는데,
11월에 하노이에서 스윙 이벤트인 하노이 린디위캔이 열린다고 해서 신청을 해보았다.
같이 하노이에서 춤을 추는 한국분들이 적극 추천하기도 하고, 여기 사람들하고 좀 더 친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살짝 얼떨결에 신청하게 되었는데.. 한국에서도 꽤 오랫동안 춤을 추면서 한번도 이런 스윙 이벤트를 참여해본 적이 없어 새로운 경험이었다. 특히 우연히 이 린디위캔이 열리기 바로 직전에 호치민 여행을 하면서 출빠를 몇 번 했는데, 거기서 같이 춤췄던 댄서들이 이 하노이 위캔에 참여해서 다시 하노이에서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올해 하노이 린디위캔은 11월 15일부터 3일간 진행되었고, 이 이벤트는 몇 년 전부터 하노이에서 매 년 11월에 계속 열렸다고 한다. 11월은 하노이에서 날씨가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가을에 속한다. 베트남이라고 해서 계속 덥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베트남도 북부 지방은 4계절이 있다. 물론 한국만큼 추워지지는 않지만 겨울에는 그래도 약 10도까지는 기온이 떨어지고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더 내려간다.
원래 11월이면 하노이도 가을로 접어들어 날씨가 선선해지고 비도 많이 오지 않아서 아마 이 시기에 딱 맞춰 린디 위캔을 계획한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올해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기후 때문에 하노이도 평소와는 다르게 11월 중순까지도 여름처럼 계속 날이 덥고 습했다. 아침 저녁으로 여름보다 살짝 선선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덥고 습한 날씨의 하노이.
그래서 이 린디 위캔의 첫 날 일정이 야외에서 저녁을 먹고 소셜댄스 타임을 갖는 거였는데 첫 날 다들 너무 더워해서 그 이후 나머지 일정 중에 야외 일정을 다 실내로 바꾼 것 같았다. 예정되었던 장소에 운이 좋겠도 실내로 바꿀만한 공간이 있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그럼 지금부터 하노이 린디위캔에 참여했던 후기!
24년 11월 하노이 린디위캔의 일정표, 모든 워크샵을 참여할 수 있는 풀패키지과 소셜 타임만 참여하는 파티 패키지가 있었는데 나는 파티 패키지를 선택했다.
1일차 -
첫 날은 하노이 인근의 식당에서 베트남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식당에서 소셜댄스 시간을 가지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식당은 하노이 외곽인 롱비엔에 위치하고 있었고 바로 앞에 홍강이 있어 리버뷰의 식당이었다. 베트남 음식이라고 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음식이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았다. 사진에서처럼 소고기 샐러드, 닭고기와 찹쌀, 생선요리, 두부생선국 등이 메뉴로 나왔는데 나는 생선요리 제외하고는 다 맛있었다. 아무래도 생선요리는 민물고기였을테니.. 나는 그 흙맛을 선호하지 않는다. 허브와 파와 같이 먹는 분까 정도는 괜찮은데 여기 생선 요리는 별로였음. 파티팩에 추가로 12만동(약7천원) 정도 저녁 식사비를 냈는데 적당한 가격인 것 같았다. 한국 물가로 치면 정말 저렴하다 ㅎㅎ
식사를 다 하고 식사 했던 테이블을 다 치우고 공간을 만들어서 거기서 음악을 틀고 춤을 추는 소셜댄스 타임이 있었다. 작년 보다 훨씬 더운 날씨라고는 들었지만 그래도 가을로 접어든 하노이이고 저녁에는 선선해져서 그나마 괜찮았다. 그러나 이 예상치 못한 더위에 그 이후의 야외 일정들은 모두 실내로 변경한 것 같았다. 식당에 조명으로 장식하고 강을 바라보며 춤을 추니 분위기가 꽤나 괜찮았다. 식사를 하면서 테이블에 함께 앉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눴는데 일본에서 온 할아버지, 싱가폴에서 온 화교 청년, 그리고 한국에서 오신 커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호치민에서 온 친구들은 10명이 넘어서 따로 테이블을 잡았는데 그래도 호치민 출빠할 때 몇번 봤다고 반갑게 인사를 해주었다. 역시 그 테이블은 시끌벅적 아주 쾌활한 분위기였다. 그 외에도 서양인으로 보이는 댄서들도 꽤 많았고 인도인도 있었고 다국적으로 참여하는 페스티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에서부터 날아오신 한국분들과 하노이에 거주하시는 한국분들 다 합쳐서 거의 7~8명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다(?)
- 1일차 소셜 장소 식당: https://maps.app.goo.gl/PkjhVN6JAAUHTCU79
2일차 -
둘쨋날은 서호 근처에 있는 펍에서 저녁 7시부터 소셜 타임이 있었는데, 여기서 라이브 재즈 공연과 함께 춤을 출 수 있었다. 하노이락시티라는 펍인데 특이하게 입구는 지하로 내려가는데 다시 공연 장소는 안으로 들어가서 2층으로 (그러니까 다시 1층인 것 같다) 올라간다. 거기에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찍어도 될 것 같은 예쁜 조명들과 함께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이 펍 이름이 하노이락시티 인 걸 보니 아마 평소에는 여기서 락 공연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음. 재즈 공연의 보컬은 호치민에서 린디도 추는 여성 댄서인데 하노이나 호치민에서 라이브 공연이 있으면 이 가수가 대부분 보컬을 하는 것 같았다. 목소리도 너무 매력적이고 공연 매너도 좋아서 수준있는 라이브 공연이었고, 이 라이브 음악에 맞춰 춤을 출 수 있어서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라이브 공연이 끝나고 믹스앤매치 컴페티션도 진행되었는데 여기서 한국에서 오신 솔솔님이 1등을 차지하셨다! 아직 루키(춤 춘지 2년이 넘지 않은 댄서)인데 한국에서도 그렇고 모든 대회의 상을 휩쓸고 계신 장본인.. 춤도 너무 안정적이면서 팔뤄를 잘 리드해주셔서 편안하게 춤출 수 있는 너무 잘 추시는 분이다. 하노이 린디 위캔에 참여해주신 덕분에 나도 이런 고수와 춤을 몇 번 출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음 ㅎㅎ 럭키!
이 펍에서 모든 세션이 끝나고 장소를 옮겨 에프터 파티를 진행했는데, 조금 더 분위기 있고 작은 공간의 칵테일바로 이동했다. 이 곳은 누군가 하노이 스윙댄서 중에 인연이 있는 곳인지 이후에 하노이에서 프라이빗한 소셜 타임을 여기서 다시 열었었다. 평소의 하노이 소셜댄스타임과 다르게 칵테일도 한잔 하면서 춤출 수 있는 분위기. 에프터 파티 자체가 밤 11시반에서야 시작했고 나는 거의 1시까지 있었는데 그때까지도 댄서들이 계속 남아 춤을 추더라는.. 대단한 열정.
- 2일차 소셜 장소 펍 Hanoi Rock City: https://maps.app.goo.gl/d7UtwSe1GuUdA61E6
- 2일차 에프터파티 장소 바 The Hut Lakeside Lounge Bar: https://maps.app.goo.gl/uATARrz7RZzqVt829
3일차 -
이렇게 이틀동안 열심히 춤을 추고 놀고나니 3일째 되는 날은 살짝 피곤해졌다. 워크샵까지 듣는 풀패키지는 일요일 오전에도 수업이 예정되어 있었다. 워크샵에는 태국에서 초청된 댄서 샘들이 와서 베이직 수업과 솔로 재즈 수업 세션이 있었는데, 3일 내내 소셜이 있다보니 힘들 것 같아서 풀 패키지는 패스했는데 매우 잘 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워크샵을 듣지 않음에도 3일차 소셜 일정은 꽤 이른시간인 오후 3시부터 예정되어 있었다. 도저히 일찍은 갈 수가 없어서 오후 4시쯤 느지막하게 갔는데 이번 소셜 장소는 서호 근처의 호텔이었다. 서호 근처 호텔의 풀 옆의 까페겸 바 공간을 빌렸는데 다행히 여기도 실내 공간이 있어서 더운 날씨때문에 실내 공간에서 소셜타임을 가졌다. 서호 뷰를 보며 춤을 추기 시작했는데 일몰시간 즈음에는 해가 너무 선명하고 예쁘게 서호로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며 춤을 출 수 있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 시간이었다. 하노이에도 이렇게 좋은 공간이 많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네..^^..
6시까지 이 호텔에서 일몰과 함께 로맨틱한(?) 소셜 타임을 가지고 난 후 다시 8시에 다른 펍에서 마지막 소셜이 예정되어 있었다.
6시에 호텔에서 나와 한국분들과 함께 2차 소셜 장소인 펍 근처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펍으로 이동했다. 정말 빡세게 춤 추는 일정인 걸... 원래 스윙 이벤트는 이런건가 하하하
2차 소셜장소는 서호 근처의 맥주 양조를 함께 하는 펍이었는데, 꽤 괜찮아 보여서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예전에 저장해 두었던 곳이기도 했다.
작년에도 여기서 마지막 날 일정을 했다고 하는데, 그 때는 펍의 야외공간에서 춤을 췄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혼선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는 같은 장소이지만 펍 2층에 있는 공간에 춤 추는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 하노이 일 잘하는 사람들만 여기 스윙 댄서로 모아놨나 보군.. 베트남에서 보기 드문 일 처리 능력..ㅋㅋ (물론 펍에서는 역시나 서버가 얼빵해서 주문한 음료 배달 사고가 연달아 터졌다..하..하하)
마지막날에는 코스튬 이벤트가 있어서 사람들이 아주 화려한 옷을 차려입고 왔다 ㅋㅋㅋ 그래서 댄서들 옷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는데, 1등은 첫날부터 범상치 않은 패션으로 모두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줬던 호치민에서 온 부부에게 돌아갔다. 정말 쾌활하고 재미있는 부부였는데 심지어 아이까지 둘이나 있다.. 부모님과 아이들도 데리고 하노이로 여행을 온 것 같았다. 엄마아빠가 저렇게 재밌고 쾌활하면 아이들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ㅎㅎ
마지막 날 디제이는 믹스앤 매치 우승자이기도 한 솔솔님! 솔솔님은 선곡도 너무 춤추기 좋고 듣기 좋은 재즈 음악으로 쫙 깔아주셔서 너무 좋았다. 마지막 날이라 끝까지 춤추고 싶었는데, 이미 4시부터 춤 추기 시작했기 때문에 10시가 넘어가니까 좀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피곤하고.. 춤도 그만 추고 싶고.. 다들 너무 열정적이야..ㅎ 자기가 좋아하는 걸 이렇게 재밌게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도 복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많이 즐겼으니 됐다..라는 마음으로 평소보다는 조금 일찍 펍을 떠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스윙 페스티발을 참여하면서 정말 춤도 많이 췄고, 다양한 사람들하고 췄고, 조금 더 긴장보다는(항상 리딩에 맞추기 위해 긴장을 했던 것 같다) 음악을 즐기며 재미있게 출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제 한국에 돌아가면 이렇게 며칠동안 페스티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물어지겠지만 한번씩 종종 춤추러 나가야겠다. 이번 하노이 린디위캔에도 참여한 사람들을 보면 어리고 젊은 친구들만 있는 게 아니라 50대 60대도 있어서 나도 오랫동안 춤을 출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랫동안 춤을 추다 안추다 했고 춤에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가질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다.
- 3일차 1차 소셜장소 호텔 Hotel Victory: https://maps.app.goo.gl/qthJKZ8dDuMSJ9EW8
- 3일차 2차 소셜장소 펍 Turtle Lake Brewing Company: https://maps.app.goo.gl/JBh7XJqNX8UPouTu9
각 소셜이 진행되었던 장소들은 그냥 맥주 한 잔, 칵테일 한 잔 마시러 가기에도 좋은 분위기 좋은 곳들이라 포스팅에 구글맵을 공유해 두었으니 참고하시길..!
그럼 하노이에서 즐기고 있는 다른 활동들은 다른 포스팅에서 다시 전하기로 하는 것으로.. 그럼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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