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현지 분위기가 물씬 나는 하노이 로컬 식당에서 바잉고이(Bánh Gối)를 먹었다.
좁은 골목의 한켠에는 작은 플라스틱 탁자과 의자들이 놓여져있고 그 길을 따라 쭉 들어가면 오토바이를 세울 수 있다. 상당히 좁은 골목이었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노점식당을 아슬아슬하게 지나 주차를 하는건 또 새로운 경험이네.
아래 사진처럼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으로 진입했는데 옆에는 노점상에서 바잉고이를 먹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잉고이의 고이(gối)는 베개라는 뜻인데, 이 튀김이 베개처럼 생겼다고 해서 바잉고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밀가루로 튀김반죽을 만들거나 빵처럼 구워서 만드는 음식의 대부분에 바잉(bánh)을 붙인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반미의 반도 사실 베트남어 발음으로는 바잉이다. 마찬가지로 빵으로 만든 샌드위치이기 때문에 바잉이 붙는다.

현지 친구가 바잉고이를 포함하여 여러가지 음식을 시켰는데, 그 중에 가장 특이했던건 져(giò)라고 하는 베트남 전통 발효 소시지를 잘라 튀긴 것. 살짝 쿰쿰 시큼하고 짭짤한 맛에 고소한 튀김이 입혀지니 생각했던 것 보다 먹을만하다. 중독성이 있는게 맥주 안주로 딱일 것 같은 느낌.

비좁은 골목에 위치한 노점상이지만 현지 맛집으로 인기가 좋은 곳이라고 한다. 가격도 저렴해 주변 대학교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고.. 내가 간 날은 영상 10도 아래로 떨어져 하노이가 이례적으로 추웠던 날이라 다행히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9~10도 치고는 내가 느끼기에도 꽤 쌀쌀하다. 물론 나에게는 늦가을 쌀쌀한 날씨의 느낌이지만 여기선 한겨울 날씨로 여겨진다. 앉아서 먹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계속 오토바이가 와서 음식을 포장해 가는 걸 보니 맛집은 맛집인가보다.

왼쪽에 살짝 보이는 것 처럼 허브 한 바구니와 반으로 자른 바잉고이, 찍어먹을 수 있게 느억맘 소스가 나왔다. 바잉고이 안에는 메추리알도 하나씩 들어있고 고기로 만든 소가 들어가있다. 튀긴 만두와 맛이 좀 비슷한데 피가 살짝 두껍고 꽤 바삭했다.

베트남 음식의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다양한 허브와 잎채소를 어디서나 사이드로 가져다주어 맘껏 먹을 수 있다는 점. 물론 향이 너무 강한 허브들은 조심해야하긴 하지만 신선한 잎채소가 무료로 제공된다. 바잉고이도 밀가루 반죽 튀김이다보니 좀 느끼할 수 있는데 허브와 느억맘을 곁들여 먹으니 한결 낫다. 야채를 함께 먹어 기름진 튀김을 많이 먹었다는 마음의 죄책감까지 덜어주니 일석이조..
골목도 음식도 생각했던 것 보다 깨끗하다. 물론 럭셔리한 식당에서 먹는 것에 비해선 당연히 위생적인 면에선 좋지 않겠지만, 그래도 뭔가 베트남의 현지의 정취를 느끼며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 한번쯤 시도해볼만하다고 느껴졌다. 현지 분위기를 물씬 느끼며 바잉고이를 맛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아래 구글맵 링크를 남겨둔다
- 식당 주소: https://maps.app.goo.gl/zPr8ZbHBfEKzueaHA
돌이켜보니 생각보다 이렇게 로컬 식당이나 까페에서 식사를 한 적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얼마남지 않은 베트남에서의 생활이 아쉬워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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